찢어지게 가난한 것들이 어디서 명품 교육을 원하나?

2009/11/24 by

뉴스 기사를 보다가 눈을 의심케 하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아래 링크가 해당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 검색 링크 (가장 상단의 연합뉴스 기사)


해당 기사를 보시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한국 방문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면서 “(한국의) 교육 정책에 관심이 있었고,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교육 정책에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지를 물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이런 질문에 이 대통령이 “가장 큰 과제는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면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도 자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이 대통령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즉,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도 자식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 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트위터에 소개했더니 번역 오류를 의심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원문을 찾아보았습니다.


아래 CNN 기사를 보시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http://www.cnn.com/2009/POLITICS/11/23/obama.science/


“Even if somebody is dirt poor, they are insisting that their kids are getting the best education,” Obama recalled the conversation, sounding almost whimsical in describing Lee’s biggest education problem as parents wanting excellent schools for their children.



글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dirt poor) 사람들까지도 최고의 교육을 원한다 라는게 MB의 가장 큰 교육 문제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물론, CNN의 기사 중 problem 이라는 표현은 약간 잘못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오바마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And I just want to mention the importance not only of students but also of parents. You know, I was in Asia, I think many of you are aware, for a week, and I was having lunch with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President Lee. And I was interested in education policy — they’ve grown enormously over the last 40 years. And I asked him, what are the biggest challenges in your education policy? He said, the biggest challenge that I have is that my parents are too demanding. (Laughter.) He said, even if somebody is dirt poor, they are insisting that their kids are getting the best education. He said, I’ve had to import thousands of foreign teachers because they’re all insisting that Korean children have to learn English in elementary school. That was the biggest education challenge that he had, was an insistence, a demand from parents for excellence in the schools.



* 위의 영상은 트위터에서 대화를 나눈 @peterchung92 님의 블로그를 참조했습니다.
http://peter-autumnfield.blogspot.com/2009/11/blog-post_23.html


위의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오바마는 “미국 저소득층 가정의 가장 큰 문제는 자녀에게 교육을 시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저소득층 부모들도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려는 demand를 가져야 한다” 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한국의 지난 40년간의 성장의 원동력이었음을 지적한 것이지요. 바로 인적 자원의 중요성과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오바마가 아니라 MB의 태도입니다. 트위터에서 어떤 분은 MB의 발언이 “가난한 부모들의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것이 공교육의 당면 과제임을 지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왔습니다. 이런 말씀을 뒷받침하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아래 연합뉴스의 또다른 기사를 보시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연합 뉴스 해당 기사 검색



오바마 대통령은 “속된 말로 거지도 자식 교육을 시킨다고 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 이게 한국경제를 살린 힘”이라는 이 대통령의 말에 감동을 표시했으며, 이 대통령은 “초등학생 시절 미국 구호물자가 학교에 왔는데 청바지가 갖고 싶었으나 부끄러워 뒤에 있었더니 아무것도 받을 수 없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만 보면 위의 지적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바마가 발언한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MB가 국가의 리더로서 국민들의 교육 평등에 대한 문제 및 이런 요구에 대한 공교육의 역할을 지적한 것이라면 그는 “Even if somebody is dirt poor, they are insisting that their kids are getting the best education” 이라고 말해서는 안되며, “Every parents in Korea are insisting that their kids are getting the best education” 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앞의 문장에는 “dirt poor 한 somebody”는 그런 요구를 할 자격이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MB의 발언은 “찢어지게 가난한 것들은 최고의 교육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라거나, 적어도 “찢어지게 가난한 것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백번 양보해 그런 의도가 아니다, 오해다 라고 말하려면 적어도 제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Even if somebody is dirt poor” 라는 말은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dirt poor의 가장 정확한 한국어 번역은 “찢어지게 가난한” 이 맞습니다. 아마 통역도 “찢어지게 가난한” 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MB를 찍은”, “MB님이 우리를 살려주실 것이라고 믿는” 그런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들” 에게 “MB님은 당신들이 최고의 교육을 원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해줄 필요가 있음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주변에 그런 분이 있다면 제발 말씀해 주세요. “MB가 오바마에게 말하길, 당신같은 가난한 사람이 최고의 교육을 원하는게 문제라고 했다” 라고요.



물론, 그래도 또 찍겠다면 뭐라고 할 말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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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잘 보았습니다. 정말 한국 기자들 문제가 있습니다. 오바마가 저 발언만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 언론 보도만 믿고 또 얼마간의 사람들은 이명박의 교육에 대한 관점을 ‘오해’하고 있었겠지요. 오해를 양산하는 청와대, 사실을 덮어주는 언론사… 이를 정확하게 지적해주신 @barry_lee 님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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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리켈메

    < 연합뉴스 원문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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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이런 질문에 이 대통령이 “가장 큰 과제는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면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도 자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이 대통령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부모들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천명의 원어민 교사들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고 이 대통령이 말하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이 대통령이 가진 가장 큰 교육 과제였다”면서 “학교에서 우수함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부모들의 주장, 요구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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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봄비

    대체적으로 MB의 발언이 적절한 처신에 속한다고 보기는 좀 어렵긴 합니다만, 이렇듯 또 흥분하면서 비난할 일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른 나라의 사정에 비추어보면,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 갖는 높은 교육열은 분명히 예외적인 것이고, 그점을 even if 라고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very… 로 말하면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는 것이고요. 전체적인 문맥을 보면, MB가 좀 되지도 않는 말로 자랑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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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최샘

    또 찍는다는게 함정… 잘못된 투표는 잘못된 정치의 공범이죠. 하여튼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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