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vs 대한민국 경기의 패인이랄까..
바로 믿을 수 없는 수비진과 이 수비진 발목을 잡힌 감독의 전술입니다.
우선 대한민국의 포메이션은 4-3-3 입니다.
CF
LF RF
AMC
DMC1 DMC2
DL DC1 DC2 DR
GK
(* 참고 :
- CF : 센터 포워드, LF : 레프트 윙 포워드, RF : 라이트 윙 포워드
- AMC :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 DMC : 수비형 중앙 미드필더
- DL, DR : 좌우풀백, DC : 센터백 )
이 진형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DMC와 DC가 만드는 사각형입니다. 적어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상대가 볼을 소유하게 둬서도 안되고 상대에게 연결되게 둬서도 안됩니다.
만약 이 공간을 제대로 지배하면 양쪽 윙백은 마음편하게 오버래핑이 되고 AMC는 CF를 도와 2선에서 공격을 하게 되므로 공격 숫자가 순식간에 4명에서 6명까지 넘나들게 됩니다. 이렇게만 되면 상대 수비가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사각형에 있습니다. 먼저 두 DC의 어설픈 위치 선정과 일대일/태클 능력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감 없는 플레이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여기에다가 오늘 경기에서는 이호 선수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으로 인해 사각형이 사각형이 아니라 이런 식이 되어버린 점도 있습니다.
DMC1
DMC2
DC1 DC2 DR
이렇게 되면 마의 지역이 되어야 할 사각형이 사라지고 상대에게 공간이 훤하게 열리게 됩니다.
일단 첫 골의 상황은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골의 상황은 바로 그 사각형 지대의 한 축이 패스 미스를 범하며 사각형이 무너진데다 DC와 DMC가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상대의 공을 적절하게 빼내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첫 실점 상황에서의 이호 선수의 위치 선정 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있었던 어정쩡한 백패스, 그리고 AMC의 고립과 CF의 고립 (왜 AMC와 CF의 고립.. 이라고 안하고 따로 썼냐 하면, 각각 고립되었기 때문입니다) 에는 DMC들이 DC를 믿지 못하고, 이로 인해 CF와 DMC의 거리가 멀어지며 공수간격이 벌어지고 이 중간에 위치한 AMC가 고립되었던 부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즉, 수비수가 불안하고, 무엇보다도 수비수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믿지 못하고, 그러니 동료들도 우리 팀의 수비수들을 믿지 못하고, 공격진까지도 수비수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공격시에도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안되고, 스스로를 못 믿으니 자신있는 공격 패스보다는 어슬픈 백패스가 나오면서 수비 지역이 붕괴한 겁니다.
결국, 패인은 수비 불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선수의 부재를 논하는데, 솔직히 설기현 선수의 대체급이라고 할 수 있는 이천수, 염기훈 선수 오늘 썩 좋지는 않았어도 상대 수비 한두명은 무리없이 재꼈습니다. 이영표 선수는 더더군다나 윙백으로 이 상황에서 도움은 되겠지만 결정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 선수 역시 이 상황에서 큰 도움은 되겠지만,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즉, 4백을 선택하며 경험없는 수비진을 기용한 부분에 원인을 찾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수비수 중 20대 후반 이상은 아무래도 3백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20대 중반 이하는 4백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김진규와 강민수 선수는 20대 초반입니다. 두 선수가 센터백을 보는 전남이 무승부 재배소로 이름 높지만 실점율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즉, 개인 기량이 아무리 좋고 미래가 밝아 보여도, 현재 나름대로 안정적인 4백을 이루고 있는 성남이나 수원 등의 센터백 자원을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센터백을 기용한 코칭 스탭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한국 축구의 퇴보도 몰락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축구의 퇴보를 대표팀의 아시안 컵 패배로 단정짓는다는 것 자체가 우습습니다. 한국에는 대표팀 말고도 축구가 훨씬 많습니다.
배리 이진행 올림





축구와 사진을 사랑하며 트위터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 어머니와 아내, 두 딸들을 사랑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 그러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늦깎이 열혈남.
글 잘 읽었습니다..좋은 분석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