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한민국 vs 브라질전에 대한 소고
1. 냉정한 리뷰를 쓰기엔 너무나 뜨거운 당신들
네, 그렇습니다. 냉정한 리뷰를 쓰기엔 너무나 뜨거운 그대들을 보며 저는 리뷰 쓰기를 포기했습니다. 원래 대표팀 경기는 머리로 보고 수원의 경기는 가슴으로 보는 저이기에, 대표팀 경기는 보고나서 바로 리뷰 쓰고, 수원의 경기는 녹화한 동영상 돌려보며 복기하듯 검토하며 리뷰를 쓰곤 합니다. 그런데, 이 경기와 앞선 경기는 정말 가슴으로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군요. 그래서… 리뷰 쓰기를 포기했습니다.
2. 브라질을 개인기로 맞장뜬 그대들, 어디서 온 누구인가?
세계 어느 국가대표팀을 데려다 놓은들 브라질을 상대로 개인기로 맞장뜰 수 있을까요? 요한 크루이프의 네덜란드였을까요 지단의 프랑스였을까요.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의 포르투갈이라면 가능할런지요.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경기 중간 중간 나왔던 대한민국 영건들의 마르세이유 턴이나 로빙 패스, 힐패스는 아마 경기를 관전하던 세계 유수의 팀들의 감독이나 스카우터들, 그리고 기술 담당관들을 미소짓게 했을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TV 앞에 있던 축구팬들은 더욱 그러했을 것이고 말입니다.
드래프트 제도가 없어진 틈을 타 나타난 골짜기가 아닌 황금 세대.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 황색 언론의 관심은 크게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선수 하나 하나가 박주영급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세대는, 바로 우리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3. 기술과 근성의 시너지 효과, 그것이 우리의 미래
물론, 우리가 아무리 잘한들 브라질보다 더 유연한 개인기를 보여주기도 어렵고, 독일보다 더 조직적이기도 어려우며, 잉글랜드보다 더 빠른 공격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탄탄한 개인기와 기술을 기반으로 근성과 투혼으로 무장함으로써 당당하게 탑 클래스의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미래입니다.
어설프게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해서 대충 선수 데려다가 저렴하게 계약해서 팀을 유지할 생각이나 하다간, 이런 반짝이는 선수들이 동기를 잃고는 다시 골짜기로 추락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드래프트 제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축구의 적입니다.
4. 장하다, 멋지다, 그리고 지금을 잊지 마라
이번 U-20 대표팀을 은근히 기대했던 축구팬들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알음알음으로 U-20 대표팀에 소속된 K리그 선수들의 기량을 인지하고 있었고 또 K 리그를 보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기대를 뛰어넘는 놀랍고 장하고 멋진 모습입니다. 이번 U-20 팀들 중 그 누가 브라질을 상대로 이런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습니까?
U-20 선수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이번 대회의 경험을 잊지 마세요. 그것이 바로 당신들의 수준입니다. 다만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정말 죽도록 연습하고 훈련하고 쉬지 않고 뛰어야 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당신들은 알렉산드로 파투와 같은 레벨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AC 밀란이 그대들이라고 관심같지 않겠습니까? 지금처럼만 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그 짜릿하고도 아쉬운 마음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승리하세요. 당신들은 지금 조금 뒤지고 있을 뿐, 아직 경기는 끝난게 아닙니다. 후반전과 인저리 타임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배리





축구와 사진을 사랑하며 트위터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 어머니와 아내, 두 딸들을 사랑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 그러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늦깎이 열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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