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2009/10/5 by

사용자 삽입 이미지성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 성당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성당답게 야외에 식당이 있다. 그런데 식당이 아닌 잔디밭 쪽에서 어떤 꼬마 녀석이 서럽게도 울면서 엄마를 찾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아마도 아이들끼리 놀다가 서러운 일이 생겼거나 아니면 넘어지기라도 한 것일까? 그 아이의 모습은 우리가 어린 시절 어딘가에서 넘어졌거나 한 대 맞은 후 서럽게 엄마를 찾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다들 엄마가 어디에 간 것일까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황급히 달려오는 할머니가 한 분 계셨다. 아마 그 아이의 할머니인 듯 싶었다. 그 아이는 금새 울음이 잦아들었다. 그 아이의 할머니는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안아주고 토닥거렸다. 하지만 그 아이의 엄마를 부르는 울음 소리는 내 마음을 파고들어 흔들어 놓았다. 왜인지 나는 그 때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가 넘어져 서럽게 엄마를 부르던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갔다. 그리고 가슴 한 켠이 아파왔다.


남자는 평생에 세 번 우네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어렸을 때 주먹 다짐하다가 얻어 터져 울기도 하고 열심히 뛰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져서 울고 하는건 누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우리의 어머니는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상처를 보듬어 주셨으리라. 그것은 잘난척 거들먹거리는 중년의 사내들이라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머리 좀 컸다고 어머니를 가르치려고 한다. 어머니 말씀에게 핀잔을 하기도 하고, 무심코 면박을 드리기도 한다.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고는 하지만 실은 여전히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데, 나는 가장이라는 감투아닌 감투를 내세워 어머니에게 시건방진 태도로 대하고 있구나 싶었다.


옆 방의 부모님 기침 소리에는 안깨도 건넌방 자식 기침 소리에는 깬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나도 별반 차이는 없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시는지라 밤에 쥐가 나곤 하시는 모양인데 최근에 내가 한번도 밤에 깨서 주물러 드린 적이 없다. 그럼에도 한 번도 밤에 쥐가 났다고 말씀을 하시지 않으신다. 나도 무심코 넘어갔지만, 쥐가 안났을 리가 없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캘리포니아에도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머니 방이 따뜻한지 한번 더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밤에도 방문을 열어 놓고 귀를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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