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영국을 넘어선 대한민국 홍명보호. 이제 브라질을 넘어라(축구 관전평)

2012/8/4 by

축구 종가 영국을 넘어선 대한민국 홍명보호. 이제 브라질을 넘어라(축구 관전평)

 

 

영국과 대한민국의 올림픽 축구 8강전 경기가 웨일즈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대한민국은 조별 예선 3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다소 기복이 있던 김보경 대신 지동원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선수 개개인의 전력상 영국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팀 조직력으로는 대한민국이 더 낫다는 평가가 있었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예상 외로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1. 일진 일퇴의 공방을 한 전반전

 

경기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은 매우 조직적인 플레이를 시도했다. 삼선이 유기적이고 타이트한 움직임을 유지하며 상대 공격 루트를 제한했다. 그 결과 영국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전체적으로 점유율은 조금 더 높지만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축구를 하기 어려웠다. 미드필드에서도 번번히 대한민국의 미드필더와 공격, 수비진의 협력 수비에 볼을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대한민국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잘 유지하면서 필요시 압박을 하는, 현대 축구의 모범적인 수비 전술 때문이었다. 반면 영국은 공수 간격이 넓고 대한민국의 공격에 일정 부분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전반 29분, 영국의 공수 간격이 벌어진 틈을 타 지동원이 멋진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경기 시작 직후 (전반 5분)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주전 오른쪽 풀백 김창수 선수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오재석 선수가 교체 투입되었다. 따라서 이로 인해 수비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훌륭한 수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영국은 전반 36분 넘어지는 교체 투입된 오재석 선수의 팔에 공이 맞았다는 이유로 패널티킥을 내주고 이를 램지 선수가 골로 연결하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영국은 바로 또다시 패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정성룡 선수가 램지의 패널티킥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동점 상황은 유지됐다,

 

2. 팽팽한 가운데 경기를 주도한 후반전

 

후반 들어서도 양 팀은 비슷한 양상을 이어갔고 오히려 대한민국이 중간중간 더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팽팽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던 후반 10분, 상대 프리킥 찬스에서 대한민국의 문전으로 쇄도하던 마이키 리차드와 정성룡 선수가 부딪히며 두 선수 모두 교체 아웃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리차즈는 영국 수비의 핵이었고 정성룡 선수는 패널티 킥도 한 차례 막아내며 대한민국 수비의 주춧돌이 되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에 양팀 모두 큰 타격이었다. 그러나 이후 영국이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수비를 유지한 반면 대한민국은 후반 30분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의 틀을 전체적으로 잘 유지하며 맞섰다. 분명 개개인의 능력은 미세하게 밀렸지만 이러한 조직적인 플레이로 팀으로서의 경기력은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이 약간의 우위를 유지했다.

 

대한민국은 후반 37분 지동원이 슛이 아쉽게 골문을 빗나가며 찬스를 놓쳤고 이어 영국은 후반 39분 웨일즈의 영웅 라이언 긱스를 투입하며 승부를 걸어왔다. 그러나 긱스 역시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3. 이어진 연장전과 승부차기

 

대한민국은 연장 시작과 함께 위기를 맞았지만 바로 이어진 찬스에서 박주영 – 구자철 – 지동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찬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진 양 팀 선수들은 득점을 하지 못한 채 몇 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 대한민국은 연장 전반 14분 골을 기록했던 지동원을 빼고 백성동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미 많이 지친 양 팀은 몇 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어이없게 놓쳤다. 대한민국은 연장 후반 11분에 기성용 선수가 쥐가 나서 피치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등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는 4-4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를 보였다. 승부차기 전문인 이범영 선수는 예상과 달리 4골까지 연속해서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영국의 다섯 번째 키커 스터리지의 슈팅을 막아냈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키커 기성용이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대한민국의 승부차기 승리로 마감되었다.

 

4. 예상치 못했던 부상으로 인한 위기를 잘 막아낸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수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김창수와 정성룡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대한민국은 전반전 두 차례의 패널티킥을 내줬다. 이런 패널티킥 상황은 아무래도 김창수의 부상으로 인한 부분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웠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는 훌륭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었다. 교체 투입된 이범영 골키퍼는 중간중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몫을 훌륭하게 해냈다.

 

물론 이런 의도하지 않은 교체 상황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미리 세워두었던 교체 전략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따라 김보경이나 백성동을 교체 투입할 수 없게 되었다. 지동원을 선발 출장 시킨 것은 후반 김보경 교체 투입을 통해 경기 흐름을 바꾸어 보려는 시도였음이 확실하므로 이런 상황은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훌륭한 수비를 보여주었기에 이 경기의 승패와 상관 없이 홍명보호의 전술과 이렇게 전술적으로 훌륭한 팀을 만들어 낸 홍명보 감독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유지하다가도 협력 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삼각 및 사각 블럭을 효율적으로 형성해 상대가 패스할 길이 없도록 사전 차단했고 이에 따라 영국은 전방 패스 공급이 안되서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는 패스 미스를 범하거나 후방 패스를 하거나 혹은 전방으로 롱 패스를 하곤 했다.

 

5.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공격

 

그러나 대한민국은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 약간은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축구는 혼자 하는게 아니라 상대 역시 최선을 다하는 대결 운동이다. 상대가 수비를 잘 하면 우리 공격이 안 먹히게 마련이다. 우리의 수비가 훌륭해서 영국이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국의 수비가 괜찮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공격진 역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 둘을 끌고 다니며 공격 만이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역할에는 1% 부족한 모습이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구자철은 여전히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아깝게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의 중심으로서 공수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다. 기성용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했고, 영국 역시 미드필드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걸어와서인지 특유의 패스 공급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남태희의 경우 중간중간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역시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동원의 경우 생각보다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연장 중반까지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선제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몇 차례 결정적 슈팅을 보여주었다. .그 슈팅의 경우 대부분 위치선정과 파고드는 플레이가 좋아서 얻어진 것이었기에 더 좋았다. 그러나 그런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던 것은 그 동안의 출장 경험 부족으로 인한 경기 감각의 저하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6. 축구 종가 영국 연합팀을 실력으로 이긴 대한민국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축구 종가 영국의 연합팀을 상대로 칭찬할 수 밖에 없는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영국이 예선에서 그나마 보여주었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도록 상대를 꽁꽁 틀어막았으며, 영국은 결국 필드 골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대한민국 역시 공격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필드 선제골을 기록하며 경기를 전반적으로 의도대로 끌고 갔다.

 

따라서, 경기 전에 있었던 영국이 대한민국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는 이 경기 결과를 통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기 결과로 놓고 볼 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Team GB에 비해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영국이 자랑하는 조직적 수비라는 부분에서 오히려 영국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상대를 압도하며 이기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팀으로서의 경기력은 훨씬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을 놓고 보더라도 절대 영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벨라미, 긱스, 스터리지, 클레베리, 리차즈 등 세계 최강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선수들은 계속해서 볼을 차단하고, 깔끔하게 태클로 볼을 따내고, 몸싸움에서 이겨내고, 상대의 공격 루트를 읽어내고, 마지막에는 승부차기 슈팅마져도 막아냈다.

 

이러한 결과는 2002년 이후 지속적인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홍명보 감독의 역량이 매우 훌륭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회 직전 핵심 수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고, 또 지역 예선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기성용이 합류했으며, 와일드 카드도 마지막에 가서야 결정되는 과정에서 조직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를 훌륭하게 팀으로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도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은, 공수 간격이 30미터 정도 밖에 안될 정도의 타이트한 공수 간격을 끊임없이 유지하고, 그 안에 블럭을 형성하여 상대 공격수를 가두어 버리며 축구 전술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홍명보 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단순히 이 경기의 승리로 4강에 진출한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경기를 통해 우리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함께 이 경기를 지켜본 많은 어린 선수들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갔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2002년 처럼 외국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도 아니고, 우리 선수들이 우리 감독에 의해 팀을 만들어 축구 종가 영국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이제 세계 정상급 팀들을 상대로 절대로 움츠러들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는 다시 한 걸음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갔다.

 

7. 이제 브라질을 넘어라

 

이제 홍명보 호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4강전을 치르게 됐다. 그 동안의 경기력으로 볼 때 브라질은 영국 보다 두 수 정도 위에 있는 팀이다. 솔직히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른 우리 선수들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벅찬 상대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수준의 수비력을 유지해 준다면 한번쯤 결승 진출을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중요한 점은 끊임없이 공수 간격을 타이트하게 유지하고 이를 통해 개인기가 세계 최강인 브라질 선수들이 움직일 틈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가 번번히 패스를 차단당하게 만든다면 브라질로서는 한국을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것이다. 브라질은 딱히 큰 약점이 없을 정도로 잘 준비된 팀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 스타일의 경기로 이끌어 나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준 홍명보 호에게 그 이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부담스러울만한 일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감독과 선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브라질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그 산을 넘으면 우리 대한민국 축구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홍명보 호의 선전을 기원한다.

 

 

Barr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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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서준원

    한일전 관람평부터 보았는데, 다른 기사보다 더 정밀하게 전력분석을 해준 글을 읽으니, 너무나 기쁘고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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