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힐링캠프.그 핵심은 공감[Empathy]
안철수 원장이 출연한 힐링 캠프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대선 출마 선언이라는 이야기에서부터, 하던 이야기 또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의 생각이나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이미 하고 계신 것 같기도 하고, 안철수 원장의 책을 보아도 쉽게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힐링캠프에서 거론 됐던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Sympathy와 Empathy 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Sympathy와 Empathy가 둘 다 공감이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지만 Sympathy는 동정, Empathy는 공감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방대 학생들의 아픔을 머리로 이해하고 동정해 주는 것이 Sympathy, 그리고 실제 그 아픔을 내 마음으로 느끼고 함께 아파하는 것은 Empathy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짧게 다루기엔 꽤 난해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특히 남성들에게는 더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요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한 편의 내용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바로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의 나이 또래가 저희 부부의 나이와 비슷하기도 하고 해서 저도 아내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는 돈 많은 연상의 여인(박민숙)과 결혼한 철부지 바람둥이 남편(이정록) 부부가 등장합니다. 늘 다른 여자에게 수작을 부리는 남편 이정록과, 그 이정록을 감시하고 의심하다 상처받는 아내 박민숙의 이야기는 이 드라마의 아주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지난 7월 22일에 방영된 방송분에서 박민숙은 남편의 차량 지붕에 남은 모텔 주차장 출입 흔적을 보고 남편의 외도를 의심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사실 친구에게 옷가방을 가져다 주려고 가느라 그런 자국이 남은 것이죠. 그래서 아내는 다른 등장인물에게 그 진위를 확인하게 되고 실은 남편의 말이 진실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장면 직후 아내 박민숙은 그 상황과 자기 자신의 비참한 모습에 좌절하고 결국 참지 못하고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말을 하게 됩니다.
이 장면이 시작되기 직전, 즉 아내가 남편의 말의 진위를 확인하려고 과격한 모습을 보일 때 이미 저의 아내는 “이혼하자고 하겠군” 이라고 스포 아닌 스포(?)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런 비참한 모습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겠지”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장면에서 이혼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이 지나가면서 아내가 이야기한 내용을 듣고 1차적으로 이해하고, 다시 잠시 후 이어진 이야기에서 아내는 자신의 그런 비참한 심경을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남편 이정록은 그제서야 아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 알고 망연자실해 합니다.
말하자면 그 장면을 보면서 저의 아내는 드라마 속의 박미숙에 대해 Empathy를 한 것이고, 저는 아내의 설명이나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를 들으며 Sympathy를 한 것이죠. 드라마 속의 남편 역시 아내가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한 후에야 그것에 대해 Sympathy 한 것입니다. 머리로 이해를 한 것이죠. 또다른 예를 들자면, 남편을 잃은 여성의 옆에서 이미 그보다 먼저 미망인이 된 친구가 함께 아파하며 우는 것이 Empathy라면, 그 여성 옆에서 그걸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것이 Sympathy 인 셈입니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남자와 여자 모두 무의식의 내면에 각각 상대의 성(性)에 해당되는 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남성은 무의식에 아니마라고 불리우는 여성성을 가지고 있고, 여성은 무의식에 아니무스라고 불리우는 남성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죠. 아니마는 “막연한 느낌이나 기분, 육감, 비합리적에 대한 감수성, 사랑의 능력, 자연에 대한 느낌”을 관장하고, 아니무스는 “남성적인 책임과 믿음, 잔인함과 광폭성”을 관장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제가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니 깊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고, 이런 간단한 수준의 정의까지만 거론해 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각각 긍정적 아니마와 부정적 아니마, 긍정적 아니무스와 부정적 아니무스가 있습니다. 원래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남의 감정적 상태를 공감(Empathy)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우는 것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여성은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공감 혹은 감정이입(Empathy)하는 것이 훨씬 쉽고 자연스러운 반면, 남성은 이런 Empathy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여성성이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매우 자애롭고 조화로운 성품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성성이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맨날 울고 사람을 감정적으로 힘들게 하는 모습이 되기도 하는 것이죠. 남성성 역시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믿음직한 리더의 모습을 보이게 되지만, 부정적으로 발현될 경우 가정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비뚤어진 권위의식을 가진 가장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 남성은 여성에 비해 이런 Empathy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여성을 오래 경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여성을 잘 이해하게 되죠. 여성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기도 합니다. 바로 Sympathy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하지만 남성들은 여성의 아픔을 가슴 깊이 감정 이입해 가면서 아파하는 Empathy 단계에 이르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머리로 이해하고, 그 뒤에야 어느 정도 마음이 먹먹해 지는 것이죠. 바로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에서 남편 이정록이 아내 박민숙의 설명을 듣고 망연자실해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남성에게서 이런 Empathy, 즉 공감(감정이입) 능력이 잘 발현된 경우, 즉 긍정적 여성성이 잘 발현된 경우 이런 남자는 매우 조화롭고 자애로운 여성성이 가미된 리더십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이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공감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그보다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보듬어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안철수 원장이 바로 이 Sympathy와 Empathy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그가 꾸준히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청춘 콘서트를 해 오면서 보여준 모습에서, 그는 바로 이렇게 공감 능력이 잘 발달되 있다는 것을 언행으로 보여 왔습니다. 실제로 공감 능력이 극도로 발달된 사람의 경우 다른 이가 아파하는 그 고통을 그대로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안철수 원장이 힐링캠프에서 지나가듯 이야기한 내용 중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사실 이런 심리학적 견해를 아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안철수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집니다. 나의 아픔이나 즐거움을 “머리로 이해”만 해줘도 고마울 지경인데, 그 감정으로 “함께 느껴주는(공감, 감정 이입, Empathy)”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나의 즐거움을 두 배로 키워주고, 나의 고통을 절반으로 줄여줄 테니까 말입니다.
사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바로 이런 공감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국민의 기쁨을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정책이나 결정 하나 하나에도 그런 국민들의 진정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 안에서 복지 정책이 나오고, 정의로움에 대한 신념이 나오는 것이죠. 그러니 그런 의미에서 안철수 원장은 지도자의 자격이 충분하고, 또 많은 국민들이 이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Sympathy와 Empathy, 사실 저는 바로 이 것이 안철수 원장의 힐링 캠프 방송에서 가장 핵심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안철수 원장의 책 내용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거나 자기들의 정책과 대동소이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 그것은 안철수 원장이 그냥 논리적으로, 혹은 정치 공학적으로 이걸 생각해서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국민의 현실과 감정에 공감하고 그럼으로써 이런 생각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그의 진정성이 나오는 것이고, 그가 자신의 생각을 지키고 이루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이 비롯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안철수 원장에게서 Empathy를 빼면 결국 다른 정치인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고, 그에게 Empathy가 있기에 그가 다른 정치인과 다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 Sympathy와 Empathy는 꼭 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가 일상 생활에서 이를 가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Empathy는 힘들더라도 Sympathy라도 잘 발전시킨 남자는 가족이 화목하고 부부가 서로 신뢰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Empathy 능력까지 잘 발현된 남자는 더욱 훌륭한 것이고 말입니다.
남성 여러분, 더 이상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남자, 그런 남자가 아내의 아픔에도, 자녀의 아픔에도 함께 아파하며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저는 국민의 아픔을 가장 잘 공감할 수 있는 이가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Barry Lee






축구와 사진을 사랑하며 트위터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 어머니와 아내, 두 딸들을 사랑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 그러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늦깎이 열혈남.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논리적이면서도 차분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글을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