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님께 드리는 편지

2012/6/5 by

문재인 의원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문재인 의원님.

이 글을 문 의원님께서 보실런지는 모르겠지만, 문 의원님께서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하셨기에 작으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편지의 형식으로 드립니다.

 

 

 

먼저 의원님께서 올리신 질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40%에 달하는 중도층 통합에 주력할 것인지 아니면 전통 지지층 결집을 강조해야 하는지의 문제, 둘째, 좋은 정책 준비를 강조하는 견해와 대여 투쟁을 강조하는 견해입니다.

 

사실 이 질문 트윗을 보고 저는 약간이나마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이 두 질문은 사실 목적도 방향도 아닌,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하나의 과정이자 수단의 문제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보다는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며, 이 진정한 목적은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정치인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철학의 산물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문 의원님은 의원님이 저희들에게 보여주셔야 하는 비전을 생략하시고, 그 과정이나 수단에 대해 물어오셨던 것이죠.

 

각설하고, 먼저 두번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정책을 준비해야 하느냐, 아니면 대여 투쟁을 강화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질문할 필요조차 없는 질문이려니와 이미 지난 총선을 거치며 답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 질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왜 정권 심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권 심판의 이유가 그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복수일까요? 아니면 그냥 불의한 이들에 대한 투쟁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이룩해야 하는 모두가 서로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누구도 타인을 부당하게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 국가, 복지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말할 것도 없이, 대여 투쟁 혹은 정권 심판이라는 개념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기득권층이 대한민국의 기회와 부를 독점하고 타인을 부당하게 억압하며, 국가와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입은 이들이 그 혜택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그것이 필요한 것이죠.

 

물론 당장은 그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심판과 투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적인 문제라면 상관 없지만, 국가를 이끌어 가겠다는 정당 그리고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의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정권을 잡고 나서 반대파를 지지하던 국민을 죄다 몰살시키거나 감옥에 보낼 것이 아니라면, 그 반대파 국민에게도 공감을 얻고 함께 나아갈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비전은 당연히 공정하되 자유를 남용하지 못하게 하고, 자유롭되 서로를 존중하는, 권력을 존중하되 권력이 남용되지 않는, 평등한 복지가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힘을 합쳐줄 때, 권력에 빌붙어 칼을 휘두르던 잘못된 검찰, 잘못된 경찰, 어용 언론, 무책임한 재벌, 부당한 이익을 챙기던 기득권층에 대한 심판이 자연스래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이번엔 첫번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중도층이냐 전통 지지층이냐 하는 문제를 앞서 이야기한 내용과 별개로 보더라도, 이것은 결국 매우 정치공학적인 접근입니다. 물론 대통령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치공학적 접근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권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국민이 원하는 리더는 그런 정치공학에 능한 이가 아닙니다. 정치9단 김영삼 대통령이 비록 대통령이 되기는 했지만 그가 이룩한 IMF라는 업적 아닌 업적에 대해 치를 떨지 않는 이가 드물지 않습니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국민은 정치인들이 말하는 정치공학으로 분석과 대응이 가능한 존재일런지는 몰라도, 그 정치공학에 동의하는 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보다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필요한게 뭔지, 국민이 원하는게 뭔지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정치인을 원하고 또 필요로 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막막한 내일을 걱정하느라 미래의 비전 따위는 고민할 틈조차 없습니다. 이런 국민에게 “걱정하지 말라, 내가 잘 살게 해 주겠다”고 말하는 박근혜 의원의 말은, 우리가 보기엔 거짓말일지 몰라도 상당수의 국민에게는 가장 듣고 싶어하고 가장 바라는, 설령 그것이 거짓이고 공허하더라도 마음에 위안이 되는 그런 말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희가 문 의원님에게 그런 공허한 거짓 위안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문 의원님을 비롯한 야권의 대선 주자나 민주/진보 정당들이 실제로 그런 비전을 세우고 그를 위해 열심히 일해 주기를 바랍니다. 국민이 바라는 건 국회에서 대여 투쟁을 하고 정권 심판을 잘 하는게 아니라, 그냥 국민이 내일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게 해 주고 함께 뛰어갈 길을 제시해 주고, 국민의 아픈 마음을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문 의원님, 전문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에 너무 휘둘리지 마십시오. 그건 그것대로 참고하고 대선 전략 수립에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시되, 그것을 국민에게 내세우거나 자신의 철학에 우선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문 의원님 스스로 국민의 아픈 마음에 공감을 하고, 그들의 암담한 미래에 가슴아파 하고, 그걸 바꾸고 개선하기 위해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국민과 함께 뛰어 주십시오. 40%의 중도층도, 전통 지지층도, 심지어 30%의 새누리당 지지층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인이, 국사를 논하는 제1 야당이 이렇게 국민을 나누고 가르고 정치공학으로 접근하고 그래서 국민의 마음이라는 존재 자체를 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 주십시오.

 

부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두서 없는 편지를 마칩니다.

 

Barry Lee 드림

 

추신> 문의원님, 총선 직후 제가 작성한 이 글을 읽어보시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목은 “민주 세력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대한민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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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 정말 마음이 두근거리는 글이예요

    남녀노소 모두 함께 참여해서 고민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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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국물없소

    아주 많이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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