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를 저버린 축구인들에게

2008/11/15 by

축구와 관련있는 사람을 나누자면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축구로 돈을 버는 사람과 축구로 돈을 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축구로 돈을 버는 사람을 또다시 둘로 나누자면 축구를 직접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축구를 포장해서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축구를 직접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을 가리켜 축구인이라고 하고, 축구를 포장해서 돈을 버는 사람을 언론인이라고 하며, 축구로 돈을 쓰는 사람을 가리켜 축구팬이라고 한다.

축구판에서 돈을 쓰는 축구팬은 말하자면 고객이다. 축구인이 축구라는 상품을 잘 만들고, 기자나 해설자 같은 언론인이 이를 잘 포장하면, 축구팬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지불하며 그 상품을 향유한다. 축구팬은 대체로 가난한 사람 쪽이 훨씬 많으니 그 돈은 꼬깃꼬깃한 쌈짓돈일 때가 많지만, 그래도 기꺼이 그 돈을 지불하면서 축구를 즐기고 용품을 구입한다.

즉, 축구라는 상품이 유통되는 시장에서 축구인은 생산자이고 언론인은 중간 상인이며 축구팬은 소비자이다.

보통 시장에서 상품을 제작하고 유통하며 구매하는 상행위가 이루어질 때,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생산자가 소비자를 속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산 원료만 사용한다고 했으면서 알고보니 중국산 멜라민 분유를 넣었다던가, 한우 고기만 판다고 하면서 미국산 저가 쇠고기를 사용했다면 그 생산자나 판매자는 당연히 처벌을 받게 된다. 소비자 몰래 기만 행위를 했다면 나중에 알려졌을 때에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소비자가 보는 앞에서 잘못을 저질렀다면 즉시 비난을 받고 영업 정지를 먹게 마련이다.

축구판에서 생산자라고 할 수 있는 축구인들이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축구팬에게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일까? 물론,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는 약속이라던가 침대 축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겠다고 해놓고는 별로 지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신경쓰는 사람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약속을 한 축구인은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 그것은 공정한 경쟁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축구판에서 이런 약속은 바로 페어 플레이 정신이다. 페어 플레이 정신이란 축구 규정에 정해진 대로 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이며, 선수간에 동업자 정신을 가지고 서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런 면에서 이청용 선수가 상대 선수를 발로 가격한 행위는 페어 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그냥 어긋나는 정도가 아니라 지극히 고의적으로 악의를 가지고 한 행위이다. 게다가 그 상대 선수는 이미 이청용 선수에게 올해 들어 살인 태클을 당한 바 있다. 그야말로 악질적인 케이스다.

축구인들이 축구판의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축구팬들에게 최소한의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연히 이청용 선수에 대한 추가 징계가 들어갔어야 옳다. 그것은 단순히 규정에 따른 집행이 아니라, “축구판에서 고의로 타 선수를 위해하는 행위를 반복해서 하는 선수는 강력하게 징계한다”라는 약속이 반드시 지켜진다는 축구팬에 대한 당연한 도리다. 더욱이 번번히 상대 선수에 욕을 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하는 같은 팀의 몇 몇 선수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될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그런데 축구인들에 축구팬에게 보여준 것은 침묵이다. 아니, 침묵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표팀에 선발하고, 이 선수를 출전까지 시켰다. 그야말로 고객에 대한 우롱에 다름 아니다. 과거 방승환 선수나 제칼로 선수가 잘못을 했을 때에는 즉각적인 추가 징계를 주던 이들이 바로 축구인들이 아닌가? 그런데 어째서 이청용 선수에게는 그렇게 관대하다 못해 축구팬을 비웃는 듯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인가?

이 시점에서, “축구판은 축구인이 이끌어야 한다” 라고 주장해 오던 원로 축구인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당신들은 축구인으로서 축구팬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지키고 있나? 이런 선수에 대해 추가 징계를 주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이 과연 축구인이자 축구판의 인생 선배들이 지켜야 할 태도인가? 혹시 그 선수의 소속팀이 당신들이 밀고 있는 차기 회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당신들의 그 동안의 주장과 양심은 어디에 흘리고 다니는가?

축구 협회나 프로 축구 연맹에도 묻는다. 당신들에게는 고객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최소한의 양심이 아직 남아있는가? 차기 회장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미리미리 알아서 기는 것인가 아니면 그 팀의 어떤 영향력이 발휘된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그저 어린 선수가 상처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덮어 두려고 한다고 당신들의 얼굴을 들고 뻔뻔하게 주장하려고 하는가? 당신들은 자신의 어린 자식이 못된 잘못을 했는데도 그냥 덮어두는가? 백번 양보해 매를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야단도 안친다고 지금 주장하는 것인가?

이청용의 잘못은 너무나 악의적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당신은 축구인도 아니다. 그가 앙심을 품고 상대 선수를 발길질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시력이나 공간 지각력에 문제가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렇다면 그런 선수가 어찌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가?

도의를 저버린 축구인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댁의 양심은 안녕하신가?

배리 이진행 ( http://www.bloggershome.net/barry )

8 Comments

  1. 이븐

    갈수록 운동들이 싫어지는군요.
    축구.. 야구…
    선수들도 문제고,
    그러나 체육인들이 큰 문제같아요. 정치꾼들도 그렇고..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가…

  2. 흠..

    악의와 고의는 조금 다른 듯 하네요.

    김태영 선수에 대한 발차기는 이전의 반칙들에 대한 보복성 고의로 한 발차기죠

    악의라는건 정말로 앞뒤 안가리고 예전 데니스가 김주성 얼굴 밟기같은 거죠

    진짜로 아작 내겠다고 가서 사람들 모여 있을때 몰래 밟은 거니까요.

    김태영 선수 왜 이청용 선수한테만 두번이나 당할까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김태영 선수의 플레이는 정정당당했는지 알아볼만 한거 아닌가요

    이청용선수에 대해서도 즉각 레드카드와 2게임 충장 정지 적절한 징계였다고 봅니다.

    더 이상 필요한 징계가 있나요?

    밟아서 아작내겠다고 선수생명 노리고 들어간 백태클도 아니고 말이죠

    • 뭐냐..

      이건또 뭔지..

      같은 선수에게 똑같은 짓을 해놓고도..
      악의와 고의가 다르다고..

      정당하다는 건가?ㅉ
      이게 올바른 징계라는 건가?

      김태영선수가 어떤 선수이든
      어떤 상황이든
      이청용은 분명히 잘못했고,
      징계받아 마땅하다..ㅉ

      이런 사람들때문에
      이런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Barry

      제가 웬만하면 본문만 쓰고 댓글 안달려고 했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댓글이라서 한 마디 합니다.

      그 경기 보셨나요? 저는 봤습니다.

      김태영 선수 플레이 아무 문제 없었고요. 단지 그 직전의 다른 선수의 골 세레모니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이청용 선수 혼자 그 짓을 한 겁니다.

      알아보는 건 님이나 알아보시구요. 저는 이미 실시간으로 봤으니 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북패 떨거지면 그렇다고 하시고, “우리 팀은 악역이 컨셉이니까 그정도는 나쁜 짓도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죠

  3. 오랜만에 글 읽고…추천하고 실수지만;; 광고까지 원클릭하고 갑니다;;;

    글은 트랙백으로 끌어 쓸께요…저도 요즘 올리 글은 이청용밖에 없네요… 한숨만 나오니..^^

  4. ㅉㅉㅉ

    이딴걸 글이라고..지나가다가 읽고 님 인생이 참 한심해보여서 씁니다. 나이도 좀 있으신거같은데..
    그래서 결론은 이청용을 무겁게 징계해야한다? 그걸 안하는 축구인은 도의가 없다?

    그냥 솔직하게 “전 삼성팬이고 북패는 뭐든 싫어요” 라고 하세요. 님이 도의를 운운할 자격이나 있는지..
    축구팬이면 축구팬답게 행동하시길. 어줍잖게 전문가인양..흉내내서 글쓰지마시구요.

    님아..님 참 속좁습니다. 인생 그렇게 살지마세요//뭐 님자유지만.
    님같은 인터넷에서 키보드치는 축구팬보다 이청용선수가 더 한국축구에 소중합니다.

  5. 살다

    별 병신같은것들이 다 와서 리플쓰고 가는군요.
    스포츠맨쉽의 부재를 꾸짖었더니. 상대팀 팬이라서 그런거 아니냐고 하네요.
    리플 쓴거 보면 그래도 어른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는 왜 나이 곱게 잘 쳐드시고도 초딩때나 쓰던 우리편 니네편 이분법을 벗어나질 못하는 찌질이들이 많은 걸까요.
    제가 볼때는 축구인 뿐 아니라 축구팬들도 맛탱이가 가서 대한민국 축구는 글러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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