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마저 화끈거리게 하는 한나라당 반성문
내가 아무래도 한나라당 비대위를 너무 높이 평가했나보다. 1월 27일자로 언론에 공개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국민 약속”이라는 문건을 보자니 그냥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 20대의 희망이자 호프이자 비전이신 이준석 비대위원께서 친히 언론에 “검토 중”이라고 공개까지 하셨으니 나름 분석을 해 드리는게 도리가 아닐까 해서 간략히 분석해 드린다.
비대위가 공개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국민 약속”은 다음과 같다.
1. 반말하지 않겠습니다.
2. 골프를 하지 않겠습니다.
3.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겠습니다.
4. 열차요금 추가 부담을 코레일에 넘기지 않겠습니다.
5. 가족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지 않겠습니다.
6. (디도스 사건 등 잘못이 발생했을 때는) 보좌관과 연대 책임을 지겠습니다.
7.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겠습니다.
8. 폭력을 쓰지 않겠습니다.
(일단 어이없는 한 숨 한 번 쉬고) 이 문건을 분석하기 전에, 그래도 집권 여당이 “대국민 약속”이라고 뭔가를 내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보자. 나름 기존에 이런 잘못을 했지만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여태 이런 짓 안했는데 앞으로 안할께요 하고 반성문 쓰는 바보가 어디있겠는가? 이 문건을 작성하는 순간, 기존에 이렇게 해왔다는 사실상의 인정이 되는 것이다.
먼저, 이 대국민 약속 중 “8.폭력을 쓰지 않겠습니다” 라는 부분을 보자. 현행법 위반이다. 국회에서 날치기 할 때 야당이 폭력을 쓴 거라고 은근슬쩍 떠넘기고 싶었는지 몰라도, 이건 야당의 반성이 아니라 여당의 반성이다. 그러니 자기들이 여태까지 폭력을 사용해 왔다는 인정이나 다름없다.
다음으로 ”4. 열차요금 추가 부담을 코레일에 넘기지 않겠습니다”, “7.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겠습니다” 를 보자. 명백한 위법일지 아닐지는 몰라도 위법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적어도 심각한 규정 위반 내지는 월권에 해당된다. 즉, 여태 이런 위법을 저지르고 있었거나 월권을 저지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제 “6. (디도스 사건 등 잘못이 발생했을 때는) 보좌관과 연대책임을 지겠습니다” 라는 항목을 보자. 최소한의 법적 상식도 없다. 우리나라는 연대책임을 묻는 나라가 아니다. 도의적 책임은 질 수 있어도, 연대 책임은 지지 않는다. 다만 보좌관이 뭔가 큰 잘못을 했다면 의원 본인의 지시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의원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가 이루어지고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뿐이다. 그런데 연대 책임이라니?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연좌제를 도입했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 항목들은 위에 열거된 내용들이다. 이 내용들 만으로도 그 동안 심각한 위법을 해왔거나 혹은 법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도 없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런걸 당당하게 공개한다. 정말 손발이 오글거리고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 밖의 내용들은 다룰 가치 조차 없다.
“1. 반말하지 않겠습니다” 라니.. 남들은 원래 반말 안한다. 초면이거나 잘 모르는 사이에는 당연히 반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왜 그 동안 반말했나? 참 어처구니가 없다. 그 동안 반말하는게 문제인지도 몰랐던 거다.
“2. 골프를 하지 않겠습니다”도 참 어이없다. 돈 있으면 골프 쳐라. 누가 뭐라고 하나? 여태 신나게 치다가 왜 그만두나? 쇼도 이런 쇼가 없다. 정말 안칠거면 이번 기회에 집에 있는 모든 골프채라도 들고 나와서 무슨 화형식이라도 하던가. 그건 또 아까워서 못하겠지? 총선 끝나면 다시 쳐야 하잖나?
“3.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겠습니다” 라는 항목은 또 뭐냐. 나꼼수에서 비즈니스석 타니까 같은 거 타기 싫어진거냐? 비즈니스석 탈 수 있으면 타라. 그게 무슨 문제인가? 대한민국은 국회의원에게 비즈니스석 태울 정도의 재력은 가진 나라다. 문제는 국민들이 세금으로 기껍게 비즈니스석 요금을 내줄 수 없게 만든 집권 여당과 MB 정부다. 차라리 박원순 시장처럼 가까운 일본에 갈 때에는 이코노미를 타겠다고 하면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런 구분도 없이 무조건 이코노미석만 타겠다니? 국민을 바보로 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소리다.
“5. 가족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지 않겠습니다.” 아… 정말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번 참고 충고한다. 임용해라. 임용해도 된다. 능력있는 가족이나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는게 뭐가 문제냐? 문제는 가족이나 친인척을 임용해 놓고 일은 안시키고 월급만 주거나, 혹은 몰래 비리를 저지를 때 비밀 유지용으로 친인척을 이용하니까 문제인거지. 애초에 잘못된 짓을 하지 않았으면 이게 왜 문제가 되나?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거지.
그래도 이런 반성문 작성이 나름 의미는 있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그 동안 위법, 탈법, 권력 남용, 무례를 저질러 왔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것 말이다. 그러니 이제부터 (별 기대는 안하지만) 검찰은 이 중에서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가능한 부분은 처벌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실체를 알았으니 이를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다. 이 내용의 제목이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국민 약속”이다. 그런데 며칠 후면 당명 바꾼다며? 그러면 당명 바뀐 당의 국회의원은 안 지켜도 되는거지?
Barry Lee
덧붙임> 이게 진짜냐, 도저히 못 믿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특별히 다음 뉴스 검색 링크를 달아드립니다.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축구와 사진을 사랑하며 트위터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 어머니와 아내, 두 딸들을 사랑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 그러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늦깎이 열혈남.
꼭 저희집 막내 아들(8살) 반성문 수준이네요.
헉 저랑 같은 생각하신분이 계시다니,
대신 저희집 막내는 초2 학년입니다….;;
참 반성문하고는 그 수준이 의심스럽네요..
근데 친인척이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보좌진으로 임용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졸렬한 한나라당 ㅜㅜ
욕을 안할수가 없다능…XDFAISK!@$%*ASDJF*@$U%KLNASFD
내가 이들에게 너무 큰걸 기대했나…하아…
마지막 질문이 정곡을 찔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