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기, 그리고 깨어나는 젊은 세대
Tweet최근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운하 논란에서부터 영어 몰입 교육, 건강 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 그리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 논란까지… 한 10년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 3개월 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고, 원내 다수당이 되었습니다만, 최근 논란은 그들이 가는 길과는 자꾸만 반대 방향으로 잡아끄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체로 네티즌에 의해 인터넷의 여론 몰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최저 투표율 속에서 집권을 이뤄낸 장년/노년층 세력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견 교류가 일상화된 청년층 세력의 대립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 중에 “왜 대부분 의견이 이런데 투표를 하거나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오나요?” 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의 여론 주도 세력인 청년층의 생각과 투표 결과를 주도하는 장/노년층의 생각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대선과 총선의 투표율이 70-80%에 육박했다면 결과는 상당히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사라진 투표율 20-30%에는 20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이제 투표를 하지 않은 그들 – 20대들은 자신들의 행동의 결과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등록금은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땅값도 오르고, 집값도 오르고, 그리고 건강 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에 이어, 광우병 쇠고기 논란까지… 나와는 별로 관계없을 것 같았던 정치가 바로 자신의 생활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어짜피 남이 죽어도 내가 사는게 중요한 법이고, 남이 고생해도 내 몸이 편하면 잠이 잘 오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나에게 직접적 이익이 있으면 선이고, 직접적 피해가 있으면 악인 법입니다. 다만, 내가 속한 사회가 함께 이익을 보는 과정에서 내가 조금 희생하는 것 – 용인 가능한 선까지 – 정도는 선으로 보아주게 마련이지만 말입니다.
현재 정권은 어디까지나 기득권 세력을 위한 정권입니다. 그것을 부인한다면 이 정권의 정체성 자체를 부인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그리고 사실 국민 대다수는 기득권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정권에 투표할 것을 호소하면서 실업 구제를 설파한 어떤 청년의 연설은 블랙 코미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배경 안에서 네티즌을 구성하는 2-30대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 그럼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세력을 지지해 주지 않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원래 정치라는 것은 그런 겁니다.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세력에 힘을 모아줌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민주주의건 뭐건 그것은 사실 변하지 않는 진실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있어 정치란 것은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김씨 성을 가진 몇몇과 군인 출신의 몇몇이 서로 편 갈라서 싸우는게 정치인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정치는 마냥 더럽고, 상종할 가치도 없고, 그래서 관심가질 가치도 없는 것인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어짜피 다 썩어빠진 놈들에게 투표해줄 이유 따윈 없다고 배워왔습니다. 국민들이 아무리 민주화를 위해 피흘린들, 그 과정에서 앞장섰던 놈이나, 혹은 공격받았던 놈이나 다 그걸 이용해 먹을 뿐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해,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그 썩어빠진 놈 중의 하나는 나의 이익을 대변해 주겠다고 하고 있고, 또 그 썩어빠진 놈을 찍어줌으로써 다른 썩어빠진 놈이 대변해 주는 남들이 내 이익을 빼앗아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에서 투표와 선거라는 것은 그 썩어빠진 놈들 중에서 나의 이익을 정확하게 대변해 줄 존재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고난이도의 행위입니다.
이런 고난이도의 행동을 함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선입견과 편견에 의한 경솔한 판단, 부족한 정보에 근거한 잘못된 판단, 그리고 남들의 강압에 의한 생각없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20-30대 뿐만 아니라 많은 숫자의 국민들이 이런 잘못된 행동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의 더 큰 이익을 보장받기는 커녕, 정당하게 보장받아야 할 몫까지 빼앗기고 있는 것입니다. 좀 더 교활할 정도로 자신을 위해 판단해야 할 정치적 문제에 있어,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야말로 자신의 것을 잃어버리는 가장 확실한 길인 것입니다.
지금은 격동의 시기,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헤게모니는 기득권 세력과, 그 기득권 세력에게 교육받은 40-70대 장/노년층이 쥐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정치는 지역과 소속, 의리의 반영입니다. 민주화를 향한 가열찬 투쟁이거나 빨갱이의 뻘짓이었을 뿐입니다. 아니면, 그 과정에서 얻어진 그저 부질없는 존재였을 뿐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의리와 소속에 따라 나누는 편가르기일 뿐입니다. 하지만 20-30대에게 있어 더 이상 지역은 무의미하고 소속도 무의미합니다. 그리고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들이 점차로 정치를 배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관심하면 안되며, 내 이익을 대변해 줄 썩어빠진 놈을 찾아내는 교활한 행위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 당분간 이런 식의 충돌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10-20대는 30대-40대(흔히 말하는 386세대, 6-10항쟁 세대)가 배워온 것과는 다른 정치를 몸으로 배워갈 겁니다. 그것은, 바로 민주사회의 정치란 나의 이익과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이라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완전히 깨어나면, 아마 세상은 좀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Barry Lee






축구와 사진을 사랑하며 트위터를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 어머니와 아내, 두 딸들을 사랑하는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 그러나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늦깎이 열혈남.